옛날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자연을 찾고 있다.

어리석어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짐승들도 아플 때는 무슨 풀을 뜯어 먹어야하는지 신통하게 잘 알고 있다. 윌리엄 세익스피어는 ‘약초에 존재하는 강력한 은총’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1960년대초만 해도 소아백혈병은 곧 죽음을 뜻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아 백혈병 환자의 장기생존율이 90%를 넘고 있는데 이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의 자생식물인 장춘화라는 천연약용식물에서 추출하여 제조한 빈크리스틴이라는 생리활성 유효성분덕분이다.

천연식물로부터 유래된 대표적인 신약으로는 아스피린이 있다.

아스피린은 독일 바이엘사의 화학자 호프만이 버드나무껍질 추출성분 살리실릭산 대신 부작용이 없는 유도체 아세틸살리실릭산을 합성하여 만든 신약이다. 이밖에도 만성심장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강심제 디기탈리스는 디기탈리스 잎에서 추출 한 것이고, 호흡기 질환에 흔히 처방되고 있는 약 중의 하나인 에페드린은 마황의 화학물질을 합성해서 제조한 것이다.

최근 조류독감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신약 타미플루는 중국 토착식물 스타아니스의 열매에서 쉬키믹산을 추출하여 오셀타미비르 성분을 얻어낸 것이다. 국산신약으로 개발된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애엽추출물 유파틸린에서 유래되었고, 위령선·괄루근·하고초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한 관절염치료제로 조인스가 있다.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약용천연식물들이 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의 25-50%를 개발 하는데 활용되고 있는데 이 약용천연식물을 직접 사용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들의 생화학적 모델을 참고로 하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신약개발에 있어서 과학자들의 노력과 제약회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천연식물자원의 보존(保存)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환경 파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서 효능 규명도 제대로 못하고 사라져 가는 약용식물들이 상당수 있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천연식물자원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상당수가 손실되어가고 있다.

국내의 천연물의약품 분야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제약산업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의 보유 역량과 천연자원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의 많은 제약사는 천연물 신약을 향후 미래성장동력으로 간주하여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천연물의약품 연구개발 활동을 더욱 촉진시키는 한편 천연물의약품 연구개발을 저해하고 있는 국내외 각종 병목현상에 대해 산·학·연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최근 출범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산하 한국천연물의약품연구회는 이러한 천연물 분야의 신약개발 연구 역량을 향상시키고 천연물의약품 관련 정보교환 및 지식의 교류, 기술발전과 산업지원, 관련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천연물의약품 연구개발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크게 기대된다.

이 연구회는 신약개발조합이 오랜 동안 심사숙고하여 준비한 전략사업으로서 지난 2월에 개최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설립을 결의한 바 있으며,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산하로 설립한 전문연구회 중 다섯 번째로 출범하게 되었다.

천연물 신약개발 기술분야는 새로운 질병 및 만성질병이 증가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 특히 우수한 기술에 대한 특허활동을 정부의 지속적인 R&D투자 확대를 통해 지적재산권의 획득으로 이어질 때 사회적 가치의 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새로운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의약계의 노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천연물을 이용한 신물질 개발이 그 대안으로 추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