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저축은행들의 결산 주주총회가 생존의 위기감으로 가득찼다.

지난 27일 한국저축은행을 비롯 진흥, 푸른, 서울, 신민, 제일이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상정된 의안들을 일반투자자들의 별 다른 저항 없이 처리했으나 경영결과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불만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저축은행의 결산주주총회 중 유일하게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의 이번 총회는 주주보다 언론의 관심이 더 높았고 취재열기도 치열했다.

주총 하루를 남겨놓고 검찰에 전격적으로 구속된 은행장과 전무는 사실상 주총을 진행할 수 없었고 예보에서 파견나온 관리인이 의장으로 주총을 진행했다. 제일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상태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는지의 적법성을 고심했으나 상장폐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일저축은행측은 법률상 필요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제무제표승인의 건과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권자본금 증액 등 관련조항을 손질하는 정관변경의 건만을 상정 처리하고 이사선임이나 기타안건은 심의자체가 무의미하다 판단하고 상정 심의하지 않았다.

한편 제일측은 공시된 주총장소를 본사 3층에서 인근빌딩 5층으로 옮겨 진행하면서 주총장에는 주주만 입장시켜 취재차 온 언론들은 문밖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간접취애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주주총회 담당자는 영업정지라는 핵폭탄을 맞은 후 진행되는 주주총회임을 감안 질서유지 요원은 물론 직원들을 배치 예금주 등에 의한 돌발적인 상황을 대비했으나 일부주주들의 항의와 질책성 발언 및 향후 회생이 가능한지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국저축은행은 그동안 총회장소로 이용하던 을지로 내외빌딩에서 올 해는 명동의 YWCA에서 상정된 제무제표 및 상근이사와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등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동사는 당기순손실 1천252억원을 기록 전년에 이어 무배당을 의결했다.

진흥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의 대폭 증가로 인해 전년도 순이익 126억원에서 9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연속무배당을 기록했다.

신민저축은행은 최기동대표이사를 재선임하고 자본잠식률 129.5%를 개선하기 위해 수권자본금을 배로 늘리고 우선주 발행 조항을 넣는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정관변경을 처리했다.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배당을 의결한 푸른저축은행은 대주주인 구혜원회장을 재선임하고 임기만료된 사외이사 3명과 신임사외이사 1명 선임을 의결했다.

서울저축은행은 신사동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1천1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제무제표를 추인하고 상근감사위원 겸 이사로 정경운 전 차티스 손해보험 이사를 선임했다.

하루 늦은 28일 결산주주총회를 진행한 솔로몬저축은행은 당기순손실 1천265억원을 기록한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를 원안대로 가결하고 2009년에 100원을 배당한 이후 연속무배당을 기록했다. 정일대 행장을 비롯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고 이사보수와 감사보수 한도액을 30억원과 3억원으로 할 것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