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보험이 관련 보험업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최고 경영진의 직무관장 능력의 부적절성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생명보험 가입자들이 낸 보험금으로 자산운용을 하면서 고객의 돈을 내 돈처럼 소중히 관리하지 않고 리스크 관리규정도 마련하지 않은채 방만하게 운영한 것으로 드러나 총체적 위기를 자초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객이 낸 보험금을 대부업체 등을 통해 대출업무를 취급하면서 위탁운영기준조차 없이 해온데다 감독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법규준수 의지가 실종됐음을 보여줬다.

19일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의 박중진대표이사를 비롯 관련 임직원에 대해 보험업법 등 관련법규 준수 여부와 금융소비자 보호 등에서 법규위반 사항이 적발됨에 따라 견책 등 문책조치했다고 밝혔다.

외화투자자산 운용 리스크관리기준도 없이 운영 큰 손실 초래

금융감독원이 동양생명을 종합감사한 바에 의하면 동사는 투자자산운용을 기준도 없이 멋대로 운영하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출모집 업무위탁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이 기준을 벗어났고 보험가입자에게 지불해야 될 보험금을 자의적인 판단으로 지불하지 않는 등 보험회사로서 적정기준도 없이 제멋대로 운용해 온 것으로 적발됐다.

동양생명의 보험업법 준수소홀은 결국 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최고 경영자인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를 비롯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의 직무유기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동양생명은 투자자산운용에 있어 손절매기준을 갖추지 않고 운용하다가 지난해말 기준 1천3백만달러의 추가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사는 2006년 6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기간 중 외화유가증권에 투자하면서 법규상 갖춰야 할 외국환위험관리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멋대로 투자를 해오다 2008년 3월 이후 신용연계채권(CLN) 등 외화유가증권 2건에 3천만달러에 대한 손절매를 하지 않아 지난해말 1천3백만달러의 추가손실을 초래했다.

자산관리의 기본이 전혀 없이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자산관리의 주먹구구식 운영은 이것만이 아니다.

2007년 1월에 투자한 해외펀드 1천만달러는 투자조건상 1년6개월 후인 2008년 7월부터 순자산가치의 96% 기준으로 환매할 수 있었으나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이후 20% 이상 평가손실이 발생한 시점에서도 미적거리다가 환매여부를 검토하지 않아 환매가능시점에서 예상손실보다 4백90만달러의 추가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 초보개미투자자보다 못한 덜 떨어진 투자감각과 방만경영의 케이스로 지적된다.

보험가입자 돈으로 대부업체 빌려줘 돈 놀이 그런데 내부통제 허술

이뿐만 아니라 대출모집 업무위탁 관련 내부통제도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금감원이 동양생명의 영업기간 2006년 4월 22일부터 2011년 3월 25일 기간 중 대부업체 등에 대출모집을 위탁하여 대출업무을 취급하면서 법령에 의한 자체 업무위탁운영기준도 마련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운영했다.

재무적으로 취약한 대부업체 등 508개업체와 맺은 업무위탁 사실을 금융감독원장에 보고하지도 않아 회사의 건전한 자산운영을 저해했다.

보험가입자 줄 돈 덜 지급 수호천사 가면 쓴 악질보험자

동양생명이 내거는 캐치프레이즈에 ‘수호천사’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이것이 실제 가입자에게 정반대로 작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동양생명은 2007년 5월 22일부터 2011년 2월 28일 기간 중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자궁소파술에 대해 수술보장특약상 2종 수술로 적용하여야 함에도 계약자에게 불리한 1종으로 적용하여 총 741건 2억2천2백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박중진 대표이사 사장에겐 주의와 임직원들에겐 견책 1명, 주의 8명의 문책을 내렸으나 보험회사의 사회적 공공성과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자의 돈으로 운영됨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높다.

한편 동양그룹의 자금위기로 지난해 보고펀드로 대주주 지분이 넘어간 동양생명은 지난 6월 17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중진씨를 대표이사로 재선임한 바 있다.

이날 보고편드의 변양호대표가 비상임이사로 선임됐으나 동양생명의 내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 이상 임원들에 대한 신상필벌의 원칙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로는 유덕렬, 김호식, 김병섭씨가 선임됐는데 이 중 유덕렬사외이사가 감사위원을 맡았다. 내부관리의 부실은 주주배당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450원에 그쳤다. 그럼에도 이사보수한도액은 70억원으로 책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