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상대 각종질환 만병통치약 의료기기 건강식품 쌍이는 물품만큼 갈등 늘어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기만적 판매에 따른 필요치 않은 물품구매가 가정 내 갈등을 조장하고 심지어 부모와 자녀와의 단절로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화사회의 경제적 능력이 없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관광이나 농원시찰 등 다양한 미끼를 빌미로 상품구매를 강요하거나 현혹된 상황에서 구매토록 하는 상술이 판 치고 있다.

노인들을 상대로 한 홍보관, 떳다방 등 기만적 판매상술로 인한 고령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가족간 갈등은 물론이고 경제적 피해까지 막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의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고령소비자의 악덕상술 피해가 2009년 63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올 해는 5월까지 167건을 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령자 대부분이 집안이나 노인정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홍보관이나 체험관으로 유치해 필요치 않은 물건을 기만적 상술로 강매하는 행위가 실제 구매자뿐 아니라 가정 내 갈등요인으로 자리잡았다.

기만적 판매행위는 무료강연이나 공연를 비롯 무료여행, 체험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인들을 유치해 현장에서의 정상적인 구매의사결정보다는 분위기에 휩싸여 덥썩 이뤄지고 있다.

노년층의 충동구매에 따른 후유증은 개인의 변제범위를 넘어 가정 내 심각한 고통으로 다가서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대다수의 노년층이 현장을 떠나 집에 와서 후회막급을 호소하고 물품구입의 청약철회와 반품을 요구하는 것이 전체 접수건수의 73.4%인 331건이나 됐다.
또 피해고발이나 건의가 16.8%인 76건, 기타 문의기 9.8%인 44건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의 청약철회나 반품과 관련된 상담은 331건 중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청약철회가 가능한 건은 177건에 불과할 정도로 실제 구제가 쉽지 않았다.

이는 홍보관 무료관광 등 특설판매로 물건을 판매 시 청약철회 내용 및 판매자 주소가 기재된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노년층 소비자들이 피해구제 신청에 소극적이고 차일피일 하다가 청약철회 기간을 농쳐 버리는 경우가 많아 잠재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70세 이상 고령소비자의 연도별 상담 및 피해구제 접수 추이를 보면 2001년 상담 0.2%, 피해구제 0.5%에서 2010년 상담 1.9%, 피해구제 2.4%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청약철회와 반품 관련 331건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청약철회의 방법상 문의”가 144건(31.9%), “품질을 믿을 수 없고 가격이 비싸다”가 55건(12.2%), “과다구매 등으로 지불능력이 없다”가 36건(8.0%), “효능이 없거나 부작용 등 품질불만”이 33건(7.3%), “사업자의 주소를 몰라 청약철회를 할 수 없다”가 27건(6.0%), “가족들이 반대한다”가 24건(5.3%), “분위기에 따른 충동 혹은 강요에 의해 구입했다”가 12건(2.7%)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고발건의 관련 76건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노인 피해가 많으므로 이러한 판매방식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건의”한 경우가 47건(10.4%), “부모가 홍보관에 중독되어 가정이 파탄났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29건(6.4%)으로 나타났다.

기타 문의 관련 44건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홍보관 등에서 구입한 대금의 채권추심에 대한 대처 문의”가 24건(5.3%), “효능에 대한 단순문의”가 14건(3.1%), “체험방 등에서의 의료사고 문의”가 4건(0.9%)로 나타났다.

구입한 물품 내역이 상담내용에 기록된 381건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면, “건강식품 관련”이 199건(52.3%), “장례용품”이 49건(12.8%), “영감상품(靈感商品)”이 22건(5.8%), “난방기기” 21건(5.5%), “주방기기” 19건(4.9%), “의료기기” 18건(4.7%)의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식품 관련하여서는 “건강기능식품”이 120건(31.5%), “홍삼 등”이 44건(11.6%), “녹용”이 30건(7.9%)의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의 종류로는 강황울금진액골드, 콜라겐, 스쿠알렌, 쑥효소, 프로폴리스, 글루코사민, 알부민 F, 키토산, 달팽이 엑기스, 트라버섯, 난황레시틴 등을 들 수 있다.

장례용품으로는 “상조상품”이 31건(8.1%), 수의가 16건(4.2%)로 나타났다. 상조상품의 경우 “(주)OOOO” 상품으로 홍보관, 떳다방을 통해 판매되고 있었으며, 다른 상조상품과 달리 상조금액을 일시불로 전액받고 있고, 수의는 “(주)OOOOOOO” 회사제품으로 일부의 경우 소비자에게 수의를 직접 주지 않고 보관증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에는 영감상품이 유행하고 있는데 자식이 잘 된다고 하면서 “달마도”와 같은 그림을 고령소비자에게 100만원에 판매하고, 도금 목걸이를 금 목걸이로 속여 판매하고 있다.

침구류중 “침대”의 경우는 돌침대로서 500만원 이상의 고가제품으로 소비자들이 금액부담이 된다는 상담이 많고, 의료기기도 고가로 부담이 된다는 상담이 대부분이다.

한편 여러 가지 상품을 구매했다는 소비자들의 상담 대부분도 과량구매로 물품대금을 경제적 사정 등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